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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와 처벌 - 1장 신체형

2017.03.07 16:58

임동영 조회 수:14

이 책에서 미쉘 푸코는 신체에 대한 처벌과 규율이 어떻게 권력과 연결되어 시민들을 통제해 왔는가를 파헤친다.

"이 책의 목표는 근대적 정신과 새로운 사법권력과의 상관적인 역사를 밝히는 것이다. 그것은 처벌을 관장하는 능력이 근거를 두고 있고 정당성과 법칙을 받아들이고 영향을 넒혀가면서 그 엄청난 기현상을 은폐하고 있는 과학적이고 사법적인 보합실체의 계보학이다." 감시와 처벌 52쪽

그는 권력이 지식을 생산한다거나, 개인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분류하는 인문과학이나 사회과학의 탄생이 권력의 전략과 맞물려 있다고 전제하고 이러한 사회과학적 규범과 인간관을 비판한다. 

내가 재미있고 관심있게 읽은 부분은 처벌과 규율에 있어서 감옥의 역할이 어떻게 바뀌어 왔는가에 대한 부분이다. 회사의 시스템이 갈수록 감옥화 되고 있는 현대를 살아가는 샐러리맨들에게 감옥의 의미와 상징성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았다. 미쉘 푸코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팬옵티콘을 생각해낸 제레미 벤담을 칸트나 해결보다 더 중요한 사람이라고 평가하면서 감옥과 권력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를 파헤친다. 

현대사회의 개인을 통제하는 기술이 갈수록 발전하여 팬옵티콘 처럼 감시자가 보이지 않는 감시기술이 늘어나고 있고, 과거 봉건 왕조사회에서 기록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이 귀족이나 영웅적 인물로 국한되었던 반면,  만인이 통제와 감시의 대상이 되고 있는 현대에 그의 주장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오늘 우리가 몇 대의 cctv에 찍혔고 오늘 내가 한 모든 업무들, SNS 등 온라인 활동들이 언제든지 누군가 권력이 있는 주체(정부기관, 회사, 혹은 타인)에게 체크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새로운 '빅브러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미쉘 푸코의 글에서 어떤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가 나의 문제의식이었다. 미쉘 푸코는 신체형으로 시작하여 개인에 대한 처벌과 규울이 어떻게 감옥이라는 시스템을 낳게 되었고 그 감옥이 지배하는 사회의 성격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1 신체형

제1장 수형자의 신체
우리가 영화에서 자주 보듯이 중세 유럽의 신체에 대한 형벌은 끔찍했다. 신체에 고통을 가하는 것이 처벌하는 행위라고 생각했던 측면이 있고 권력자가 자신의 권력의 과시용으로 신체형을 사용한 면도 있다. 그런데 18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미국과 유럽에서 징벌의 체계가 재편된다. 신체형이 소멸된 것이다. 신체형은 집행자에게도 불명예스럽고 불쾌한 사건일 뿐 아니라 신체와 고통이 처벌행위의 최종목표가 아니고 교화가 목적이라는 인식이 대두된 것이다. 

단순히 '범죄자가 누구인가?'가 아니고 그 '살인을 발생시킨 인간관계과정을 어떻게 규정하는가?', '범죄자 자신의 어디에 살인의 원인이 있는가? 본능인가? 무의식인가? 환경인가? 유전인가?'가 문제가 된다. '어떤한 법률로 이 범죄를 처벌하는가?' 보다는 '가장 적절한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는가?, 범죄를 저지른 당사자의 장래를 어떻게 예견해야하는가? 어떻게 하면 그가 가장 확실하게 교정될 수 있는가?'가 문제시 되었다. 

이러한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재판을 담당하는 사람은 이미 재판관만이 아니게 되었다. 형사소성 절차와 형벌의 집행에 따라서 부가적인 일련의 심급들이 많아지게 되었다. 사소한 재판과 그것에 병행하여 활동하는 재판담당자들은 모두 중요한 재판이 있으면 그것을 중심으로 모여들어서 예를 들어 정신의학의전문가나 심리학자, 행정 재판관, 교육자, 행형 시설의 관리가 법률상의 처벌권을 세밀하게 분할하여 행사하게 되었다. 그래서 간수, 의사, 사제, 정신과 의사, 심리학자 ,교육자들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미쉘 푸코는 그의 다른 책 '광기의 역사'에서 광인에 대한 판단이 사법기관에서 병원으로 넘어오면서 지와 권력이 결탁했다라고 주장한다. 범죄자들에게도 광인에게도 지와 권력의 영향하에 들어서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 미쉘 푸코의 인식이다.

권력이 지식을 창출한다는(단순히 지식은 권력에 봉사하기때문에 지식에 혜택을 주는 것이건 또는 지식은 유익하기 때문에 그것을 응용하려는 것이라는 그 이유뿐 아니라)것, 권력과 지식은 상호적으로 직접 관여한다는 것. 그리고 지식의 영역과 상관관계가 조성되지 않으면 권력 관계는 존재하지 않으며 동시에 권력관계를 상정하거나 구성하지 않는 지식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해야한다.

처벌시스템은 자본주의의 영향도 피해갈 수 없었다. 18세기에는 상품경제의 발달과 함께 징계시설(구빈원, 방적공장의 옥사, 연마공장의 옥사 등)에서 강제노동이 횡횡하게 되었다. 즉 '형벌적인 수공업'이 출발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산업화 체계가 노동력의 자유시장을 필요로 함에 따라, 강제노동의 역할은 19세기의 처벌기구안에서 감소하게 되고, 그 대신에 교정을 목적으로 하는 '구류'가 행해지게 된 것이다. '구류'라고 하는 현대적 관점에서 보기에 민주적인 처벌제도가 완성된 것은 민주주의나 자유주의의 영향이 아니고 자본주의 때문이라는 것이다.
                                                                                                                                                                                            
2장 신체형의 호화로움
신체형의 극단성에는 권력의 경제학의 모든 원리가 담겨져 있다. 즉 사법적 신체형은 '정치적인 행사'이고 신체형은 '군주의 승리'를 내포한다. 권력이 자신의 모습을 과시하는 행사의 일부인 것이다. 따라서 신체형은 공포감을 드러내야할 필요가 있고 그래서 과도한 신체형이 행해진 것이다. 

18세기에 고문은 '진실을 생산하는 의식'이 '처벌을 부과하는 의식'과 병행해 나가는 그러한 기묘한 구조를 통해 이루어진다. 신체형에서 심문당하는 신체는 '징벌의 적용 지점'이자 '진실 강요의 장소'이다. 또한 추정증거가 상호의존 관계에 의해 증거조사의 한 구성요소이면서 유죄성을 형성하는 한 단편이기도 한 것과 마찬가지로, 고문에 따르는 고통은 처벌을 위한 조치이자 동시에 예심행위인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우리가 사극을 보면 극명해진다. 조선시대에도 죄인이 범죄를 자백해야 처벌을 할 수 있기때문에 자백을 받기위해서 극한 신체형을 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조선시대에도 '진실을 생산하는 의식'과 '처벌을 부과하는 의식'이 병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신체는 죄의 시험과 모든 의식행사를 통해 범죄가 행해진 것을 자백하고, 스스로 그 범죄를 범했다고 진술하고, 자신 속에 자신위에 범죄가 각인되어 있음을 나타내고 징벌의 조작을 감내하고, 그 효과를 가장 화려한 방식으로 표출하는 요소이다. 신체형을 받게 된 신체는 여러 번에 걸쳐 사건의 내용과 증거조사의 진실성, 소송절차의 행위와 범죄자가 표명하는 언술, 그리고 범죄와 처벌을 종합하게 만드는 수단이다 따라서 신체야말로 형벌의식에서 본질적 요소이고 여기서 신체는 군주의 엄청난 권리행사로 질서있게 다루어지는 소송절차, 즉 소추와 비밀유지를 하는데 중요한 배역을 떠 맡는다.' 감시와 처벌 87쪽

이러한 신체형은 1670년 왕령에 의해 자세하게 기술되고  프랑스 혁명전까지 행해진다.하지만 민중들로 하여금 공포심을 갖도록 만든 처형의 스펙터클에 동원된 민중이 처벌의 권력을 거부하거나 때로는 반항심을 폭발하게 되는 일이 많아졌다. 죄인이 영웅시 되는 경우도 있고 죄인이 죽기전에 하는 말에 민중들이 환호성을 지르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자신의 죄를 인정하건 끝까지 저항하던 사형수는 성인이 되는 경향도 나타난다. 이러한 일련의 민중의 행보는 프랑스 혁명의 단초가 된다.

이 시대에 재미있는 현상은 범죄(추리)문학의 태동과 사회적으로 범죄(추리)문학이 사회에 미친 영향이다. 이 시기의 추리소설은 범행이나 자백의 서술로부터 범행의 진실을 찾는 느린 과정으로, 신체형의 집행시간으로부터 수사의 단계로, 권력과 신체의 대결로부터 범인과 수사하는 자와의 지력싸움으로 전환이 이루어졌다. 그런데 범죄문학의 등장과 함께 투박한 범죄자의 영광과 신체형에 의한 어두운 영웅시의 풍조가 사라졌다. 신문도 그 일상적인 사회면 기사속에서 경범죄와 그 처벌을 서사시적 영웅성이 없는 회색의 색조로 취급하게 된다. 우리가 그토록 재미있게 읽었던 범죄문학(추리소설)이 푸코가 지적한대로 지식과 권력이 제대로 결합한 결과의 산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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