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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자 선언

2016.10.20 15:56

임동영 조회 수: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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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자 선언

작가
문유석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1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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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이고 용감한 제목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집단인 법조계 판사의 '만국의 개인주의자들이여, 싫은 건 싫다고 말하라'라는 외침은 '만국의 노동자들이여, 단결하라'라는 외침만큼 강렬하고 도발적이다. 더군다나 하지만 이러한 도발은 책의 100페이지 정도까지의 내용이다. 이 책은 1부 만국의 개인주의자여, 싫은 건 싫다고 말하여라, 2부 타인의 발견, 3부 세상의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기로 구성되어 있다. 좀 심하게 말하면 1부만 읽어도 된다.

개인적으로 나도 스스로를 개인주의자로 자처한다. 그 동안 읽었던 책들 중에서 나를 끌었던 것들, 실존주의, 노자, 그리고 무라카미 하루키는 거칠지만 '개인주의'라는 단어로 연결이 된다.(저자도 하루키를 개인주의자 중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이고 가장 부러운 사람이라고 이야기 한다) 수 많은 회사(조직)우선주의, 회식, 워크샵, 건배사 제의 등에 시달리며 샐러리맨으로 살아가고 있다. 대한민국의 한 샐러리맨 개인주의자로서 멋진 제목에 끌려 책을 들었고 한국사회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는 '개인주의' 그리고 '개인주의자'에 대한 좀 더 심도 있는 이야기가 있었으면 했는데 2부와 3부는 주로 판사로서 겪은 재판과 세월호 같은 사회의 빅이슈에 대한 소회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일부 내용은 그 동안 신문칼럼에 실었던 내용을 다시 수록한 것이다. '이 내용이 개인주의랑 무슨 상관이지?'라는 느낌이 드는 에피소드가 다소 눈에 띄인다. 판사라는 직업상 좀 더 철저한 개인주의자가 될 수는 없는 것일까? 개인주의자들도 타자와 연대하고 사회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자신의 자유가 더 지켜질 수 있다는 취지로 2부와 3부를 쓴것으로 보이나 전체적인 구성이 1부보다 2,3부에 더 많은 페이지가 할애 된것은 아쉽다.

하지만 1부의 내용, 예를 들면 한국의 집단주의에 대한 비판, 개인의 중요성, 개인주의와 행복, SNS비판, 신해철에 대한 평가 등은 평소 나의 생각과 정확하게 일치했다. 특히 "포스트 내지는 후기 라는 단어가 난무한 요즘 우리사회가 신자유주의를 논하기 이전에 구자유주의라도 제대로 해본 적이 있는 사회일까?"라는 질문에 격하게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요즘 밀의 '자유론'을 다시 읽고 있는데 19세기에 씌어진 이 책에서 밀이 주장하는 내용보다 21세기 우리 사회는 덜 자유주의적이고 덜 개인주의적이라는 현실을 실감하게 된다.(자유론에 대한 포스팅은 조만간 올릴 예정이다). 그만큼 한국의 자본주의가 개인과 개인의 창의성에 기반을 두지 않고 정부 주도적이고 집단주의적 성격의 압축적 성장을 했기때문에 지금의 일본이나 한국의 경제위기가 초래되었다고 평소에 개인적으로 생각해왔었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자유주의 그리고 개인주의에 대한 재해석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를 한다.

다만 모두가 알다시피 자유주의와 개인주의는 합리적인 개인이라는 근대성 인간을 전제로 발굴된 사상이다. 하지만 프로이드 이후 현대심리학에서 밝혀낸 인간의 모습은 이와 거리가 멀다. 저자는 '그런 비합리성까지 고려해 인간과 사회를 복합적으로 이해하고자하는 합리적 태도는 오히려 더욱더 필요하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어떻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까지 요구하는 것은 철학자가 아닌 저자에 과한 요구일 것이다. 하지만 구자유주의도 제대로 안해봤으니 구자유주의를 일단 제대로 해보자는 주장은 구자유주의가 유발한 문제점을 무시하고 하자는 이야기가 아니기때문에 자유주의 그리고 개인주의를 해석함에 있어서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요소도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젊은 세대들의 개인주의적 성향에 대해서 저자는 세대가 변한 것이 아니고 시대가 변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좋든 싫든 우리 사회는 그리고 우리 교육은 갈수록 많은 개인주의자들을 양산하고 있다. 회사에서도 개인주의자 신입사원들을 어떻게 대하고 트레인시켜 회사의 인재로 양성 할 것인가가 큰 화두이고 회사의 임원 및 간부들에게 관련 교육을 시키기도 한다. 이들이 건강한 개인주의자로 성장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저자가 제기한 문제에 대한 공개적토론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저자는 인터뷰에서 '생각보다 독자들의 호응이 좋다. 너무 겁먹었던 것 같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만큼 사회가 변하고 있다는 뜻이다. '성공하려면 인간관계가 좋아야 하고 그럴러면 술을 잘 먹어야 한다', '조직에서 잘 살아남으려면 조직의 뜻에 따라야 한다' 등 우리 아버지들이 우리에게 가르쳤던 성공학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

다시 한번 내가 좋아하는 노자의 말로 글을 마무리한다. 노자는 이상적인 국가(조직)의 형태로 小國寡民(소국과민)을 주창했다. 집단이 만든 이념으로 개인을 통합하면 사회가 약해지고 자발적 개인들이 집단을 만드는 사회가 더 강한 사회라는 주장이다. 행복한 개인으로 구성된 조직이 강한 조직이라는 이야기다. 우리가 할 일은 이 땅에 수많은 행복한 개인주의자들을 양산하여 그들의 자존감과 행복함이 창의력으로 연결시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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